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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모들이 축구 골대를 세워야 한다.
부산 지역 종합일간지인 <국제신문> 김용호 기자는 북구 금곡동 집 근처 몇 군데 초등학교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운동장에 축구골대 같은 체육시설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곧바로 취재에 들어간 김기자는 8월 18일자 기사에서 예전과 많이 달라진 초등학교 체육 시설의 실상을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부산시내 293개 초등학교 가운데 61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54%에 해당하는 33곳에 축구골대가 없었고 농구골대가 없는 학교도 43%인 26곳이나 됐다.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철봉이 없는 학교도 많았다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초등학교 시절 자기 학년 수준보다 높은 철봉에 매달려 까불다가 팔뼈가 부러진 이가 수도 없이 많으리라. 그러나 이제는 팔이 부러질 일이 없게 됐다.
2000년 이후 개교한 13개 학교 가운데 9곳이 축구골대를 설치하지 않았고 1980년대 이전에 문을 연 학교 가운데 상당수는 유지 및 보수비용을 이유로 축구 골대를 철거했다고 한다. 학교운동장에서 공을 차거나 야구를 하다가 교실유리창을 깨도 수위아저씨나 당직 선생님에게 꿀밤 한 대 맞으면 끝나던 시절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영어 시범학교이기 떄문에 축구한다고 아이들이 수업에 빠져서는 안 된다" 거나 "축구 붐이 일어날까 봐 겁난다"며 방과후 체육활동을 꺼리는 학교도 있다는 대목에 이르면 "어이없다"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게 된다. 한때는 운동장 개방한다고 떠들썩 했는데. 도시건 시골이건 30,40대 이상이면 초등학교 시절 운동장에서 저녁 노을이 질 때 까지 뛰어 놀던 기억을 누구나 갖고 있다. 이제 그런 일은 낡은 일기장에서나 추억할 수 있게 됐다. 체육활동을 지도할 만한 교사가 없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김기자는 지적했다.
부산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일이다. 모교는 부산-경남 지역의 이른바 명문교였다.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제한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검도부, 탁구부 등이 자율적으로 움직였고 육상 높이뛰기 중등부 부산지역 기록 보유자도 있었다. 2학년 때 탁구부에 지원했다가 평균 점수가 80점이 안되 퇴짜를 맞기도 했다. 고교 입시를 앞둔 3학년 1학기 때까지 농구 코트에서 땀을 흘리던게 엊그제 일 같다.
고등학교는 서울로 다녔다. 모교는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유명했다. 운동이 아닌 공부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전신 격인 예비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여름방학동안 성적이 좋지 않은 3학년생들이 학교시설에서 합숙하기도 했다. 2학년 때부터는 체육수업이 없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점수는 축구공을 담벼락에 대고 차거나 배구공을 토스하는 것을 보고 대충 매겼다. 그러나 그런 시절에도 운동 마니아는 있었다. 3대3 길거리 농구보다 한 단계 위인 정규농구 동아리가 있었다. 3학년 2학기 중간고사 때까지 농구공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동아리 회원 모두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다.
2008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가 8월 16일 서울 양재동에 있는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려 55명의 선수가 8개구단에 지명을 받았다. 고졸-대졸 등 지명대상자가 794명이었으니 취업률은 6.9%에 그쳤다. 일부 구단이 제대선수의 복귀 문제와 연계해 일찌감치 손을 떼기도 했지만 2007년 8.3%와 2006년 9.1%와 비교해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대학원 진학자나 입대자 그리고 비정규직과 파트타임 일자리까지 포함한 4녅 대학 졸업자의 최근 취업률이 60%대 수준인 것과 견주면 형편없는 수치다. 해외리그나 직장야구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선수도 있지만 이는 정말 적은 숫자다. 해마다 수많은 야구 실업자가 나오고 있다.
한쪽에서는 운동할 기회조차 주지않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공부는 팽개치고 운동만 했지만 100명 가운데 7명만이 운동을 직업으로 할 수 있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는게 오늘날 한국스포츠의 현실이다. "전인교육의 기본은 지육, 덕육, 체육이다"라는 말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됐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체육활동에 대한 어른들의 근본적인 시각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컴퓨터 앞에 백날 앉아 있어봐야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근지구력이 향상될 리 없다. 직접 뛸 만큼 운동에 소질이 없어도 좋다. 확 트인 경기장에 가서 소리도 지르고 발도 구르고 오면 공부의 능률도 훨씬 높아질 것이다. 정부의 교욱정책이나 현재의 운동선수 육성 시스템을 비판하고 있을때가 아니다.학부모들이 먼저 나서서 운동장에 축구 골대도 세우고 철봉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미래의 한국이 건강하다.  

-스포츠 2.0 신명철 편집위원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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