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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셔널리그 경기 가 보니 선수들 '프로 가서 한 풀겠다'
평일인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국민은행과 서산 시민구단의 내셔널리그 경기가 열렸다. 킥오프는 오후 3시. 직장인과 학생은 올 수 없는 시간이다. 4만 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에는 300명 남짓한 사람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모두 무료로 입장한 사람들이다. 내셔널리그는 경기장마다 들쭉날쭉하던 입장료를 올해부터 아예 받지 않는다.

국민은행에는 K-리그 전남과 대전에서 윙포워드로 명성을 날린 김종현이 뛴다. 98년부터 8년간 프로에서 30골.28도움의 뛰어난 성적을 올린 김종현은 지난해 재정난에 몰린 대전 구단의 '고액 연봉자 정리' 차원에서 팀을 떠나야만 했다. 국민은행에는 '내셔널리그의 안정환' 고민기를 포함해 선발 멤버의 절반 이상이 프로 경험이 있다.

내셔널리그의 다른 팀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내셔널리그 선수들은 '우승을 차지하면 프로에서 뛸 수 있다'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하며, 매 경기 치열한 승부가 펼쳐진다. 대부분 프로에서 버림받은 선수들이라 '다시 프로에 올라가 한을 풀겠다'는 의욕으로 충만하다. 부천 SK 출신인 국민은행 수비수 최정민은 "프로에서 다시 뛸 수 있다는 생각에 미칠 것 같다"고 했다.

경기는 1-0으로 국민은행이 이겼다. 1무1패 끝에 거둔 후반기 첫 승이었다. 국민은행 이우형 감독은 "K-리그 승격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꼭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이 큽니다. 하지만 이것도 '행복한 스트레스'겠죠"라고 말했다.

올해 3조원의 순익이 예상되는 국민은행은 직원 2명을 축구단에 파견해 프로행 연구를 하고 있다. 프로 준비자금은 3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이훈동 축구단 사무국장은 "2100만 고객과 1200개 점포가 있는 국민은행이 프로로 간다면 축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내셔널리그 우승팀 프로축구 간다는데"

◆ 승강제=상위리그 하위팀과 하위리그 상위팀이 리그를 맞바꾸는 것. 승강제가 시행되면 실업축구팀이 모인 내셔널리그가 하위리그가 된다.

돈이 없어 … 법에 걸려

실업팀들 '태클 심하네'

프로축구 선진 시스템인 '승강제' 도입을 위한 첫 단계가 시작됐다. 프로축구연맹은 8월 이사회에서 '올해 실업축구(내셔널리그) 우승팀이 내년부터 K-리그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원칙을 결정했다.

11개 팀이 겨루는 내셔널리그는 전기에서 고양 국민은행이 우승했고, 후기는 19일 현재 김포 할렐루야가 3승1무(승점 10)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축구인과 팬들은 축구 저변 확대와 흥미 유발을 위해 승강제를 반기고 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도 첩첩이 쌓여 있다.

1 축구발전기금 30억원

프로연맹은 신규 가입 구단에 대해 가입비 10억원과 축구발전기금 30억원을 받는다. 내셔널리그 측에서는 "가입비는 내겠지만 축구발전기금은 면제해 달라"고 주장한다. 이미 수십 년간 실업팀을 운영해 왔고, 할렐루야나 국민은행은 K-리그의 전신인 수퍼리그에서 뛴 적도 있다는 이유다. 프로연맹은 "창단 연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감면해 줄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2 우승팀만 올라와라

프로연맹은 '2006년 우승팀'으로 승격 대상을 못박았다. 하지만 내셔널리그에서는 "우승팀이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준우승팀에 기회를 넘겨달라"고 제안했다. 한 해 100억원 이상 운영비가 들어가는 K-리그에서 버틸 수 있는 팀은 국민은행과 울산 미포조선뿐이다. 나머지 팀들은 10억~20억원의 내셔널리그 운영비도 빠듯하다. 프로연맹의 입장은 단호하다. 우승팀만 자격이 있고, 그 팀도 경기장과 숙소 등 기반시설, 안정적인 자금 확보 등에 대해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3 스포츠산업진흥법

현재 내셔널리그에는 3개 시청팀(강릉.수원.창원)과 3개 공사 및 정부투자기관(한국철도.부산교통공사.한국수력원자력)이 있다. 이들이 K-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스포츠산업진흥법이 통과돼야 한다. 이 법안 19조 3항에 '지방자치단체, 공사, 공단은 시민구단의 육성을 위해 창단자본금의 50%까지(공사.공단은 30%까지) 예산의 범위 내에서 출연, 출자 또는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해 프로구단을 창단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하지만 이 법안은 국회 문광위에 계류돼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6개 팀은 우승을 해도 K-리그에 올라가지 못한다.

4 승강제는 언제부터

내셔널리그에서는 K-리그 팀이 16개가 되는 때부터 승강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프로연맹은 18개 팀이 된 이후에 하자는 입장이다. 전훈 내셔널리그 사무처장은 "승강제를 늦출 경우 내셔널리그의 경쟁력 있는 4팀이 올라가는 동안 K-리그에서는 한 팀도 내려오지 않아 내셔널리그가 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프로연맹에서는 "승강제를 하려면 내셔널리그가 명실공히 프로 2군이 돼야 한다. 무료 입장 등 마케팅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내셔널리그로 떨어지는 팀은 당장 팀을 해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로연맹과 내셔널리그의 상급기관인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전무는 "여러 현안은 '한국 축구 발전'이라는 대승적 원칙에 따라 충분히 협상 가능한 것"이라며 "실무진들이 의견 차를 좁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중앙일보 정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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